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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역사에 담긴 음식문화 이야기 식품업계에 종사하고 있는 나로써는 즐겁고 놀라운 책이었다. 그동안 식품을 일로만 접근했던 내게 역사를 곁들여 읽을 수 있는 교양서라니. 중세 연회에 등장하는 공작새 요리는 그야마라로 '보여주기'를 위한 요리였다. 깃털을 보존하고 부리와 발에 금장식을 입히기까지 하는 모습은 참으로 놀라웠다. 뿐만 아니라 '사체액설'이라 하여 고온건조의 노란 담즙, 고온다습의 피, 저온다습의 침, 저온건조의 검은 담즙으로 체액을 구분하였으며, 이에 연계되는 음식이 각각 있었다고 한다. 음식은 4체액의 균형을 맞추어야 하는 것이며, 음식이 곧 약이었다고 한다. 고기는 피를 의미하여, 닭은 귀족 접대시 활용하고, 고온건조하는 로스팅 요리는 신에 가까운 요리였다고 한다. 현대로 넘어와 보면, 브런치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 20세.. 2022. 4. 22.
조선 그 마지막 10년의 기록 : 구한말 외국인의 조선 보고서 그동안 막연하게 구한말의 역사에 대한 이미지를 그려왔던 내게, 이번에 읽은 조선 그 마지막 10년의 기록이라는 책은 다소 충격적이었다. 조선은 완전히 고립되어 있었고, 외세에 의지하지 않았다는 이야기야 그래 그랬었구나 싶었지만, 그들의 생활사에 보다 자세히 접근한 책은 사실상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선교사의 관점에서 조선은 닫혀있고, 느리고, 구식의 유교주의와 세속신앙에 빠져있는 것으로 묘사된다. 거리에 즐비한 시체들, 더러움 등의 모습도 여과 없이 그려내고 있다. 그러나 그의 조선에서의 생활을 도와준 이들에게, 그리고 마침내 기독교 신앙을 갖게 된 사람들, 심지어 신앙을 갖지 않더라도 따뜻한 온정을 베풀어준 이들에게 깊은 관심과 진심어린 감사를 전하기도 한다. 본 책은 대부분 구한말 조선의 리얼리티 넘치.. 2022. 4. 22.
티스토리 8년만의 재회 티스토리에서 네이버블로그로 글을 몇 개월 간 한땀한땀 옮겼던 때가 벌써 8년 전의 일이다. 오랜만에 돌아와 한 때 본점이었던 티스토리를 다시 분점화하기로 결정하고 카테고리를 간단히 손보았다. 나의 부캐는 이중인격이어야만 하고 그래야 현실 삶이 온전할 것 같다. 모든 글을 지우지 않고 그저 비공개로 전환한 뒤 이사갔던 터라, 미처 네이버블로그로 옮겨지지 못했던 많은 글들이 다시 호흡을 얻어 내게로 헤엄쳐 왔다. 돌아온 것은 맞다고, 그러나 두 집 살림은 할 수 없다고, 결국 또 다른 나를 이 곳에 심기로 했다. 참으로 오랜만이다. 2022. 4.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