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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었거나 읽은 척하기

인류 역사에 담긴 음식문화 이야기

by 두안거사 2022. 4. 22.

식품업계에 종사하고 있는 나로써는 즐겁고 놀라운 책이었다. 그동안 식품을 일로만 접근했던 내게 역사를 곁들여 읽을 수 있는 교양서라니. 중세 연회에 등장하는 공작새 요리는 그야마라로 '보여주기'를 위한 요리였다. 깃털을 보존하고 부리와 발에 금장식을 입히기까지 하는 모습은 참으로 놀라웠다.

뿐만 아니라 '사체액설'이라 하여 고온건조의 노란 담즙, 고온다습의 피, 저온다습의 침, 저온건조의 검은 담즙으로 체액을 구분하였으며, 이에 연계되는 음식이 각각 있었다고 한다. 음식은 4체액의 균형을 맞추어야 하는 것이며, 음식이 곧 약이었다고 한다. 고기는 피를 의미하여, 닭은 귀족 접대시 활용하고, 고온건조하는 로스팅 요리는 신에 가까운 요리였다고 한다.

 

현대로 넘어와 보면, 브런치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 20세기 초 델 모니코가 발명한 에그베네딕트를 개작하여 크리스천 고든은 크로와상에 수란 랍스터 홀랜데이즈 소스를 만들었다. 전통적인 브런치 음료는 샴페인과 오렌지 주스를 섞은 미모사였으며, 보드카와 토마토주스를 섞은 블러드 메리, 알콜을 제거한 버진 메리 등.. 브런치의 역사를 알면 왜 이런 메뉴가 나왔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었다.

 

마지막으로 유기농과 친환경과 관련해서는 사실 미국에서도 유기농 식품이 문제가 되었고, 토양 자체가 오염된 부분이 있어 살충제를 사용하지 않고 친환경적으로 생산한 식재료 또한 오염의 위기에 직면해 있음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대부분의 노력이 의미 없는 것일 수 있다는 일종의 경고라 할 만하다.

 

식품에 대한 재미있는 정보와 함께 유래와 문화를 알 수 있었으니, 앞으로 이를 바탕으로 업무에 임할 때 배경지식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겠다. 큰 도움과 즐거움을 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