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크로드 세계사를 읽고

우선 이 책의 두께를 생각하지 못하고 교육신청을 했던 내 자신을 독려하기 무척 힘들었다. 책은 몹시 두껍고 다 읽기 위해서 나는 회사에 일찍 출근해야 했고 출퇴근길에도 이 책을 폈다. 이 책은 실크로드를 중심으로 한 동양 위주의 세계사이다 보니 중동과 중앙아시아 그리고 지중해 등지의 이야기가 중심으로 펼쳐진다. 어릴 적 세계사를 공부하고 세계지리를 수능때 과목으로 선택하지 않았다면 이 책의 이해도는 현저히 떨어질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옛날에 실크로드에서 부흥한 도시들은 오늘날 선진국의 유명도시들에 비해 그 중요도가 낮아보일 수 있으나, 역사적으로 지니는 가치는 상당하다. 러시아는 왜 체첸을 공격하고 크림반도를 강제로 합병했으며, 특이하게 시아파로 구성된 이란이 왜 미국과 대립하는지, 그리고 이라크는 왜 미국과 전쟁을 벌였는지 역사적인 맥락에서 일정한 이해가 가능하다.

실크로드는 동서양의 물자만이 이동한 곳이 아니었다. 그 곳에는 여러 신과 전통, 과학이나 군사적인 지식, 여러 학문이 동시에 오고갔다. 특히 신앙은 정치적인 테제를 두고 대립하거나 타협했다. 전쟁과 협상에서 승리하는 것은 문화적 우월성과 신의 축복의 증거였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렇기에 실크로드의 지배자는 으레 거대한 신전을 마련하고 성직자들과의 관계를 돈독히 했다.

많은 협력과 교류가 있었지만 이문화는 쉽사리 융합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다만 우리는 이 책을 통해서 앞으로 다가올 미래와 기회, 위협 등을 보다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을 것이다. 만약 서구편향적인 시각에서 이슬람을 대해 왔다면 그들이 왜 저항하고 근본주의로 가는지 파악할 수 있을 것이고, 동양적 사고방식을 가졌다면 동서양 간의 융합을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 알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실크로드의 시대로부터 지금까지 네트워크는 늘 많은 사람들의 도전과 기회였다. 내수시장에 그치지 않고 해외 시장을 개척하고 있는 우리 회사도 이 책을 통해 새로운 시장 진출의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해외 진출은 단순히 어학에서 출발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특징과 문화를 알고 시장의 기회를 얻는 이문화 경영으로부터 출발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더불어 역사적인 배경과 맥락을 통해 사업 진출의 기회를 얻을 수 있으면 더욱 좋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