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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었거나 읽은 척하기

맥도날드 그리고 맥도날드화를 읽고

by 두안거사 2022. 9. 23.

과거 '파운더'라는 영화를 통해 맥도날드를 성공시킨 한 세일즈맨의 성공 일대기를 본 적이 있다. 아마도 그래서 쉽게 본서가 눈에 띄었던 것 같다. 맥도날드는 대량생산과 빠른 속도를 통해 패스트푸드 시장의 체질적 개선을 가져왔다. 업무 단위를 분업화하고 미숙련 노동자도 쉽게 일할 수 있도록 한 것이 성공 비결 중의 하나일 것이다. 따라서 노동자에겐 숙련된 기술이 필요없고 매뉴얼 위주의 업무를 수행하면 된다. 이를 통해 인건비를 절감하였고, 손님에게도 일을 시키기에 이른다. 맥도날드에서 식사하는 고객은 주문도 본인이 직접, 음식을 먹은 후에도 직접 식탁을 정리하고, 남은 일회용품은 분리수거한다. 맥도날드는 이를 통해 인건비를 절감하였다. 셀프서비스로 인해 발생된 비용 절감은 과연 본사로 갔을까? 고객에게로 돌아오는 것일까?

 

궁극의 합리성을 추구하는 맥도날드, 효율성과 계산과 예측, 무인기계의 적극적인 활용 등으로 누구보다 싸고 빠르고 정확하게 균일한 맛을 고객에게 제공한다. 전국으로 뻗어나간 맥도날드는 이제 하나의 제국이라고 해도 될 정도이다. 자본주의로 탄생하여 자본주의의 일익을 이끌고 있는 패스트푸드 중심의 식문화, 누군가는 이를 두고 인간 소외를 비판하기도 한다. 그러나 자본주의의 효율성을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고, 오늘날 무인화의 첨병으로 등장하고 있는 키오스크 장비 판매량을 봐도 놀라울 정도이다.

 

빅맥 지수는 이제 전세계의 물가를 판단할 수 있는 참고적인 지표가 되었을 정도이다. 맥도날드는 맥도날디즘이라며 문화화 되었다. 그래서 책에서는 한켠에 맥도날드화된 시스템의 습관적인 이용이 신체적, 정신적 안녕과 사회 전체에 유해할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하였다. 맥도날드의 3가지 규칙을 보면 '30초 안에 음식을 주문하게 하라', '5분 안에 음식이 나오게 하라', '15분 안에 먹고 나가게 하라'고 한다. 예쁘지만 불편한 의자, 빠르고 경쾌한 배경음악 등, 모든 공간에 '경제의 합리성'이 녹아 있다. 많은 비판에도 불구하고 맥도날드는 강력한 시스템과 문화를 갖추어 나갔다.

 

현재 식품 제조업에 근무하고 있는 나는 이 책을 참고하며 앞으로 변화할 노동시장과 무인화, 합리성과 효율성만을 강조하는 추세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고민이 생겼다. 향후 수십년 뒤에도 노동인력으로 생존하기 위해서는 분업화된 조직에 낮은 생산성을 가진 인력으로 남아서는 안될 것이다. 이를 위해 인간의 사고, 기획력, 직관을 갖추고 감성적이고 예술적인 측면을 아우를 수 있는 역량을 키워야 겠다고 생각했다.